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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장일지

족장일지58 (누적 60공수)

 

 

 

 

2014년 11월 4일.

 

 

1공수. 맑음.

 

 

계속해서 블럭 작업을 했다.

 

오전에는 S(Side shell) 블럭 보강 설치 작업을 하고

 

사다리가 없는 부분은 사다리를 족장 위 아래 사이에 달고 태그를 붙였다.

 

 

오후에는 블럭 해체 작업을 이어갔는데

 

밑에서 정리만 하다가

 

팀장님이 갑자기 쇠톱을 들고 올라오라는 것이었다.

 

써본 적 있냐는 말에

 

그래, 예전에 목수 따라다닐 때 나무는 잘라본 적이 있었지.

 

하지만 쇠톱은 처음이라 했다.

 

클립 철거가 안 되는 부분 통파이프를 쇠톱으로 자르라고 한다...

 

쇠톱 날이 앏아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았다.

 

그래도 꾸역꾸역 톱질을 하는데 자꾸 옆으로 샌다.

 

팀장님이 요령을 알려주었는데 날 방향으로 한번 갔다 올때 힘을 주라는 것이다.

 

신기하게 조금 시간이 지나니 파이프가 거의 다 잘렸다.

 

이때 팀장님이 아직도 못 잘랐냐며

 

2분 안에 자르라고 했다.

 

못자르면 짬뽕 사라고.

 

바로 가서 쇠톱으로 잘린 부분 뒷부분을 조금 손을 대다가

 

손으로 잡고 끊어버렸다.

 

내가 2분 안에 못 자른다에 다른 형님이 내기를 걸은 줄은 몰랐다.

 

 

그리고는 철사를 끊어 놓은 족장을 뜯어 해체하는 일을 갑자기 시키셨다.

 

이 일은 기량자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일종의 테스트였던 셈.

 

뜯어 낼 족장 한칸 앞의 족장에 올라서서

 

4m 족장을 뒤집어 까 옆으로 돌려서 다음 사람에게 밀어줬다.

 

마지막 하나 남은 족장을 해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또, 선행 파이프 해체와 사다리 철거를 시키셨다.

 

물론 어려운 부분은 팀장님이 알아서 하셨다.

 

그런데 정말 재밌었다.

 

건물 철거를 해봐서 그런가.

 

 

마지막으로 팀장님이 클립을 제거한 6m 다대 파이프를 옆에서 도와 내리는데

 

끝부분이 안 걸리고 도장 데미지를 안 입히도록 조심해서 옮겼더니

 

팀장님이 "잘했다" 라고 말해줬다.

 

가장 혹독한 팀장님이 칭찬을 해주신 거다...

 

이 사람 옆에 있고 싶어졌다.

 

 

나도 이들과 함께 야생형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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