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족장일지

족장일지33 (누적 35.5공수)

 

 

 

 

1공수. 구름.

 

 

오늘은 역사적으로 개털린 날이다.

 

오전에 2인자를 따라 LNG선 우마 설치를 마무리하고

 

합류해서 조종실 앞 어떤 내부 공간 족장 설치 작업에 들어갔다.

 

 

시건의 시발점은

 

정신없이 자재들을 나르면서 조공의 역할을 수행하다가

 

동갑내기 친구와 같이 밖으로 자재 찾으러 나간게 원인이었다.

 

족장 위에서 작업하는 기량자들을 밑에서 받쳐주는 조공이 필요하므로 한명은 남아있어야 했을 뿐더러

 

한명이 할 수 있는 일을 둘이 같이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런데 끝나기 직전 윗 구멍에서 족장을 내리다가 더 큰 위기가 닥쳐왔다.

 

안전벨트 고리를 걸고 파이프 위에 걸쳐있는 족장 위에서 내리는 걸 받는데

 

날싱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파이프 한쪽 끝으로 중심이 쏠리면 족장이 기울면서 떨어지게 된다.

 

족장이 삐뚤어진 것을 바로 맞추려고 허리를 숙여

 

파이프 쪽으로 순간적으로 이동하는 찰나

 

팀장님이 뒤에서 날 잡았다.

 

그 후의 일은 상상에 맡긴다.

 

갓 들어온 이등병이 된 심정이었다.

 

 

퇴근할 때 팀원들이 위로의 말을 한마디씩 해주는데

 

울컥할 뻔 했다.

 

이렇게 살아야 하나.

 

 

사실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려 봐서 훌훌 털어 넘길 수도 있지만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 글에서 얘기를 하는 것도 꺼려진다.

 

족장일지를 모두 삭제하고 떠날까 생각했다.

 

 

'족장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족장일지35 (누적 37.5공수)  (0) 2014.10.10
족장일지34 (누적 36.5공수)  (0) 2014.10.10
족장일지32 (누적 34.5공수)  (0) 2014.10.07
족장일지31 (누적 33.5공수)  (0) 2014.10.06
족장일지30 (누적 32.5공수)  (0) 2014.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