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경영 위기를 선제적으로 타개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전방위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SK는 지난해 선포한 ‘따로 또 같이 3.0’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과감한 인력 조정 및 적자 사업부 매각 등 사업 재편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우선 SK컴즈는 검색엔진을 다음 커뮤니케이션에 넘기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네이버의 아성에 밀려 수익성을 제고하기 어렵다는 자체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통합검색은 높은 비용에 비해 경쟁구도 심화로 사실상 수익 창출에는 어려움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SK컴즈는 앞서 싸이월드와 싸이메라 등 콘텐츠 사업부를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모회사인 SK플래닛과의 합병설도 솔솔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검색엔진 매각이나 사업부 분할 등의 결정이 SK플래닛과의 합병을 위해 몸집을 줄이기 위한 절차라는 얘기도 나온다. SK컴즈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 충족 조건에 따라 SK플래닛이 100% 지분을 확보하거나 보유지분을 전부 매각해야 한다. SK컴즈는 SK플래닛이 64.56%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SK플래닛의 최대주주는 100%지분을 확보한 SK텔레콤이다.
SK컴즈 관계자는 “회사의 턴어라운드를 위해 역량을 집중해 노력을 기울여왔음에도 실적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절박함 속에서 사업부 조정과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실시 등 인력 축소로 비용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네트웍스는 수익성이 악화된 T&I(트레이딩 및 자원개발)와 E&C(석유제품) 사업부 통폐합을 진행 중이다. SK네트웍스의 T&I 사업부는 얼마전 브라질 철광회사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은 바 있다. SK네트웍스는 자동차 정비와 렌트카 사업을 영위하는 알짜 브랜드 ‘스피드메이트’를 보유하고 있지만 부실 사업 부문으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가적으로 SK네트웍스는 2009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고무플랜테이션 사업 법인인 ‘PT인니조아’에 대해 추가 투자나 매각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SK텔레콤도 2010년 인수했던 말레이시아 통신업체 패킷원 지분 28%에 대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패킷원은 부채 비율이 높아지고 적자가 누적돼 해마다 수백 억대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지분법 반영으로 SK텔레콤의 실적을 감소시키는 골치 덩어리가 돼왔다. SK텔레콤이 보유한 패킷원의 장부가는 1400억원 정도로 현재 현지 통신사들이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의 이 같은 선제적 구조조정은 최근 동양 사태나 동부 그룹 구조조정 등 잇단 대기업들의 위기론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SK그룹은 내년 경영 방침도 ‘위기 속 안정과 성장’으로 짜고 재창업 수준의 파격적인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회장의 부재 속에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경쟁력 강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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