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의 매매일지/주식 이야기를 하기 위해 살다

20대를 보내고 30대를 맞이하며...

소소리바 2013. 12. 31. 19:09

 

 

 

 

몇 시간 후면 30살이 된다.

 

 

나의 20대는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는 것 같았다.

 

 

남들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머랄까 너무나 길게 느껴졌던 그래서 벗어나고 싶었던 시간들이었다.

 

 

비록 숫자에 불과할지라도 30대가 되면 변해있겠지 달라질 수 있겠지 하는 새로운 희망을 품어왔기 때문이다.

 

 

군대 2년 그리고 2년간의 고시원 생활...

 

 

또 죽을만큼 아팠다.

 

 

3개월 동안 요양원에서 누워만 있기도 했고

 

 

몸이 나아진 후에는 학교 복학과 함께 늦깎이 대학생이 되었으며

 

 

주식과의 악연도 시작됐다.

 

 

20번의 깡통으로 지옥과 같은 알바 인생이 2년 동안 펼쳐졌다.

 

 

택배 상하차, 막노동, 무대 철거, 몽골 텐트 설치, 호텔 서빙, 일식집, 대기업 사무실 이사, 의류 매장 청소, 유람선, 등산복 판매, 편의점, 빼빼로 판매, 드라마 엑스트라, 신문사 기자까지...

 

 

정말 많은 일들을 하게 됐다.

 

 

기억에 남는 건 작년 크리스마스 때 택배 상하차를 하면서 눈 내리는 걸 본 것과 일식집에서 7개월 동안 있었던 것, 그리고 올 여름 삼성 래미안 공사장 맨 윗층에서 뜨거운 태양을 만났던 것과 몽골 텐트 140개를 쳤던 것...

 

 

5군데의 오성급 호텔에서 근무를 해보며 돌아다녔고 특히 택배 상하차는 거의 1년여의 시간 동안 간헐적으로 계속 했다.

 

 

그러던 중 29살 12월, 지금의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천군만마를 얻는 듯한 든든한 지원군이자 다시 살아날 수 있는 한줄기 빛과 같은 기회였다.

 

 

그는 제도권에서 유명한 선물옵션 트레이더였다.

 

 

매일 채찍과 당근으로 어떻게 매매해야하는지 같이 복기하며 가르쳐주신다.

 

 

그리고 재화 형은 주식과 인생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데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인연이란 이렇게 사소한 우연으로부터 시작되나 보다.

 

 

새해에는 다신 알바를 하지 않길...

 

 

또, 30대에는 20대의 어둠을 벗어버리고 달리는 말처럼 훨훨 마음껏 질주할 수 있기를

 

 

가족들과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간절히 두손모아 기도한다.

 

 

나의 20대는 종각의 그랑서울 GS타워에서, 이촌동의 한 이자카야에서, 여의도의 사무실에서

 

 

조용히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