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일지
족장일지5 (누적 5공수)
소소리바
2014. 9. 5. 20:52
1공수.
특도선 해체.
오늘 처음으로 구멍 밑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탱크 안으로 들어오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마치 지하 벙커를 보는듯
내벽에 족장들이 층층마다 깔려있었다.
만화 도박묵시록 카이지에서 떨어지면 죽는 죽음의 다리처럼
그 위로 층마다 한명씩 서서
해체해 자재를 내리는 작업, 일명 '손치기'를 반복했다.
나는 밑에서 내려온 족장과 자재들을 날라 차곡차곡 쌓았다.
3m 족장도 한손으로 들거나 어깨에 걸쳐 맬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그곳은 먼지로 가득했고 방진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시커먼 가루들이 여과없이 호흡기 안으로 들어온다.
거기다 도장(페인트) 냄새에 엔진소리가 흡사 기관차 소리처럼 덜컹덜컹 거리며 들렸다.
솔직히 오늘 내벽 사방으로 4면을 다 뜯어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다른 팀과 같이 일했는데 퇴근시간에 딱 맞춰 끝나게 된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택배와 노가다는 족장일을 하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했을까..
그나마 다행인건 조선소 파트 중에 족장이 내 체질에 가장 잘 부합한다고 느껴진다는 것이다.
마지막에 혈압이 높아지며 머리까지 피가 돌아 지끈거린 건 함정...
노란색 장갑이 하루만에 너덜너덜해졌다..
족장은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