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일지
족장일지31 (누적 33.5공수)
소소리바
2014. 10. 6. 21:19
1공수. 맑음.
오전에 2인자를 따라 예전에 작업했던 특도선에 올랐다.
선상은 하얗게 눈이 내린듯 페인트칠이 되어 있었다.
3명만 같이 왔는데
조종실 꼭대기까지 올라가 공중에 매달려있는 족장을 해체하는 고난이도 작업이었다.
2인자는 마지막 하나 남은 족장을 굳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철사와 로프로 연결해 지상에서 안전하게 끌어 올렸다.
한 타임이 끝나고 다시 팀원들 있는 데로 가서 합류했다.
월요일이라 그런가.. 팀장님 기분이 별로 안좋아 보였다.
역시나 탈탈 먼지나게 털려주고
바쁘게 자재들을 날라주다가
오후에는 LNG선 내부로 들어갔다.
근데 이건 뭐 닭장도 아니고
체육관 크기 만큼 넓은 공간에 족장이 쫙쫙 깔려있었다.
여기서 우마를 만들었는데
팀장님 지시하에 만들 때 필요한 자재들을 세팅 완료하고
우연히 옆에 서 있다가 누군가 "올라가"
라는 말을 듣고
파이프 위 족장으로 올라가 버렸다.
이게 문제였다.
날싱을 하라고 했는데
덜덜 손이 떨리며 머리가 백지가 되어 피아노 줄을 만들었다..
팀장님은 기회가 와도 못먹냐며
"내려가!" 일갈했다.
쉬는 시간, 점심 시간에 연습한 모든 걸 발휘하지 못했다.
아니 난 할 줄 안다고 착각했을 뿐
모르는 게 맞다.
기량자 형님이 친절하게 가르쳐줬을 때 더 집중해서 배웠어야 했다.
수백번, 수천번 연습만이
기량을 올릴 수가 있다.
덧) 신규자 2명은 취소되고, 다른 1명이 오늘 저녁에 새로 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