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일지2 (누적 2공수)
1공수.
오늘부터 좀 제대로 일을 한 것 같다.
오늘은 장발인데 귀여운 친구와 오래 일했다.
현대삼호에서 가장 처음 들은 말이 있다.
족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허공에 길을 내는게 이 족장일이다.
일은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던 노동 환경이었다.
아직까지 욕을 덜 먹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팀에서 기량자가 치고 나가고 그 밑에 보조해주는 식인데(그렇다고 사수 부사수 개념은 아니었고 팀 전체가 밀고 나가는 식이다.)
매일 어디로 일을 나갈지 모르는 인력 사무소 일당쟁이 보다는 경험이 쌓이고 숙련이 되면
장기적으로 능력에 따른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작업 환경도 (철거일이나 다른 조선소에 비해) 쾌적한 느낌이었다.
물론 나중에 저 족장 위에 올라가게 되면 허리도 못펴고 고생길이다...
밑에서 발판이나 S2, 파이프 등을 올려주는 일을 했다.
육상에서 '아시바' 라고 부르는 파이프는 2m,2.5m, 3m, 4m, 6m 가 있었고
족장은 1.5m, 2m, 2.5m, 3m, 4m 가 있었다.
처음이라 길이가 육안으로는 조금씩 헷갈렸다.
또한 자재 용어도 아직 생소하다.
하카와 단첵을 배웠다.
족장을 철사로 파이프나 S2와 묶어 고정시키는 것을 '날싱'이라 하고,
크레인에 인양하기 전 자재를 묶는 것과 작업 종료 전 정리를 위해 묶는 것을 '고박'이라 한다.
아침에 길을 알려준 형님이 작업 끝날 때 쯤 불러서 고박을 알려줬다.
좀 이른 느낌이고 결코 쉽게 되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연습해봐야 겠다.
철사에 구멍을 만드는 것이 핵심인 듯 하다.
점심시간에 의무대에 들려 파스를 받아 샤워 후 붙였는데
진짜 시원하다.
철거 일하느라 어깨 쪽이 조금 안 좋은 것 빼고는
몸상태는 최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