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일지15 (누적 15.5공수)
잔업. 1.5공수. 흐림
첫 잔업을 했다.
하루죙일 주구장창 인양만 했다.
탱크 해체가 끝난 후 선상 위로 자재를 올리는 작업이다.
오전엔 팀원 중 결석자가 좀 있어서 사람이 부족했다.
그래서인지 인양되어 온 3m 족장을 6~7장 쌓아 양 끝에서 잡고 둘이서 롤러에 올리는 작업을 반복했다.
근데 이게 무게가 장난아니기 때문에 허리와 하체에 엄청나게 무리가 간다.
허리에 부담을 덜기 위해서 거의 하체힘으로 일어났다.
오전 쉬는 시간엔 정말 죽을 맛이라는 표정을 하고 넋놓고 있었다.
다행히 다른 팀에서 2명 지원을 와서 살았다.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땀에 쩔어있는 내 모습을 보고 팀장님 曰
"내가 너한테 할말이 많다..."
인양 작업을 오늘 내로 끝내야 했기 때문에 부득불 잔업을 실시했다.
탱크 내로 들어가서 모든 잔바리들을 정리하고 올라와서 고박을 한 후 하루를 마무리했다.
터벅터벅 퇴근하는 형님의 뒷모습이 왠지 짠했다.
오늘은 부모님께서 학교에 가셔서 자퇴처리를 하신 날이다.
내가 조선소에 있어서 졸업할 여건도 안되고 파산 직전으로 재무상태가 심각하게 안좋기 때문에 모든 사정을 말씀드리고 자퇴를 한다 했다.
졸업 사진 찍으러 오시라 한 것도 아니고 이런 일로 부모님을 학교에 오시게 만들다니
참 착한(?) 아들이다.
예쁜 가을 학교가 생각나서 가신 김에 산책이나 하다 오시라고 했다...
10년을 재적 상태로 있으면서 학업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 지금은 비록 퇴각하지만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아버지는 한마디만 하셨다.
"네가 있는 자리에서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학교는 항상 나의 자랑이 되어 주었지만,
나는 학교의 자랑이 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