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일지
족장일지13 (누적 13공수)
소소리바
2014. 9. 16. 19:58
1공수. 구름많음.
오전에 잠깐 윗부분 족장을 끌어올린 뒤
하루종일 탱크 안에서 해체만 죽어라 했다.
오늘 같은 날은 조심해야 되는 날인데
오후 3시가 넘어가면 옷이 다 젖을 정도로 땀이 쫙 빠지면서 체력적으로 힘이 부치고 몸이 방전되어 버린다.
난 밑에서 팀장님과 자재들을 받아 쌓았는데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다른 팀 도와주다가도 우리 팀꺼 집중하라고 혼나고,
사방에서 족장들이 쏟아져 내려오니 잠깐 한눈 팔았다가는 또 샤우팅이 날라온다.
위에서 내리는 사람을 기다리게 해선 안되고 줄 때는 안전하게 받기 쉽게 끝까지 힘을 줘서 건네 줘야 한다.
3m 족장이 연속으로 쉴 틈 없이 계속 내려오는 데다 탈탈 털리기까지 하니 나도 사람인지라 인내심이 임계치에 도달할 정도로 고되었다.
하지만 휴식시간에 다른 팀의 어떤 분이 뒤에서 툭툭 치더니
"부지런하시네요"
이 한마디에 살얼음이 사르르 녹듯 다 풀렸다.
그리고 작업이 다 끝나고 퇴근할 때 팀장님이 부르더니
"힘들었지?"
다시 한번 모든 피로가 싹 가셨다.
이 사람 참 뒤끝이 없는 사람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을 먹고
자전거에 올라탈 때가 모든 걸 다 가진듯 젤 행복한 순간이다.
매매할 때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기분이다.
시장은 속임수가 횡행하고 뒤통수를 때리고 항상 나를 배반했지만
땀은 나를 배반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