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일지

족장일지1 (누적 1공수)

소소리바 2014. 8. 31. 14:49

 

 

어서와 전라도 조선소는 처음이지?

 

 

첫 출근. 1공수.

 

1공수는 막노동에서 1품, 한 대가리와 똑같은 개념으로 일당제의 일급(현재 10만원)으로 생각하면 된다.

 

 

노가다로 단련이 되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힘들진 않았다.

 

그리고 팀원들이 처음이라고 보기만 하라고 했다.

 

물론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다... 눈치껏 일을 했다.

 

 

오늘은 배 위에서 홀같은 구멍으로 자재를 올려 크레인이 인양할 수 있도록 정렬해서 잘 쌓는 일을 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구멍으로 빠지면 바로 끝이다. 그만큼 매우 깊고 위험하다.

 

그래서 라이프라인을 탱탱하게 설치하고 안전을 확보한 뒤 구멍 근처에는 기량공이 직접 가운데를 맞춰 발판 등 자재를 올리는 일을 담당했다.

 

 

팀장님은 일할 땐 카리스마가 넘쳤다.

 

나보고도 뭔가 오더를 내렸다.

 

쉬는 시간에는 힘들지 않냐며 챙겨줬다.

 

공과 사가 확실한 사람이다.

 

32살 밖에 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섬사람이라 거칠기도 하다.

 

 

저녁에는 숙소를 같이쓰는 나보다 한달 먼저온 친구와 다른 형님과 함께 바베큐 불닭에 술을 한잔했다.

 

이 친구는 정말 꼼꼼하게 이것저것 알려주며 나를 챙긴다. 항상 고맙다.

 

형님에게는 여기 조선소 생활과 족장 일에 대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오늘 구멍 근처에서 물건을 올렸던 기량공 형님..)

 

형님은 이런 말을 하셨다.

 

남에게 신세를 지면 언젠가는 약점으로 잡힌다고.

 

이 바닥은 각자가 살아남는 곳이다.

 

길을 알려주겠다고 해서 월요일에 자전거를 타고 몇시에 어디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다.

 

 

아직 하루밖에 안해보았지만

 

이렇게 생각한다.

 

시작이 반이다. 그 다음은 관성의 힘으로 밀어부치면 된다.

 

 

덧) 배가 엄청나게 커서 그 위용에 놀랐다. 작은 조선소와는 차원이 달랐고 중공업의 저력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