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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원칙 : 택배 상하차 하지 않기

소소리바 2015. 1. 20. 23:35

 

 

 

 

 

 

제2원칙은 '택배 상하차 경험담' 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택배를 처음 시작한 것은 3년여 전이었다.

 

계기는 단순했다.

 

당일지급에 구하기가 쉬웠고 무엇보다 장이 끝나고 오후부터 근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 대한통운(공덕) - 1년

 

공덕에 있는 지점에서 1년여를 일했다.

 

오후 5시반 경부터 12시 정도까지 일하고

 

차비포함 5만원 가량 받았던 것 같다.

 

주로 옆상차를 하였고

 

꾸역꾸역 한 차에 최대한 많이 실어야 했기에

 

여기서 상차를 제대로 배웠다.

 

 

2. 한진택배(가산) - 1달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터미널에서 1달여를 일했다.

 

이곳에서 컬쳐쇼크를 살짝 맛봤었다.

 

풀타임(오후7시~오전7시) 근무를 처음 해봤고

 

직원들이 매우 거칠게 욕설을 퍼부었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나이 많은 아버지뻘의 사람에게도 반말로 막 대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순진해서

 

작은 사기를 당하기도 해서 매우 안좋은 느낌이 있다.

 

지금은 좀 나아진 듯.

 

인력회사들이 직접 상주하며 인원을 관리한다.

 

 

3. 대한통운(서울숲, 용산, 서울역) - 9개월

 

서울숲에서 6개월 이상 있었고

 

용산과 서울역에서 3개월 정도 있었다.

 

용산이 나중에 서울역으로 이전했다.

 

 

서울숲은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

 

1층 하차대와 2층 까대기의 보이지 않는 알력 같은 것도 있고

 

어딜가나 패거리가 존재하지만

 

자존심이 센 곳이다.

 

그리고 어느곳보다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두시간마다 10분씩 쉬는 시간이 있고

 

김밥이 나온다.

 

6시(or 7시)부터 새벽3시 까지 근무했다.

 

 

용산과 서울역은

 

4시간 근무하고 시급 6천원을 받았으니

 

단가가 좋지 않다.

 

규모가 작다.

 

 

4. 현대택배(군포) - 4~5개월

 

고정스캔의 입김이 세고

 

상차기술자들이 있는 곳이다.

 

 

주로 소형화물을 취급하기 때문에

 

상차든 하차든 별로 힘들진 않지만

 

그간 나름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다.

 

여기서 일당직으로 전산사무까지 경험해보게 된다.

 

상차로 인정받은 곳이기도.

 

 

풀타임(6시반 - 다음날 6시반)으로 근무하고도 수수료 떼고 6만5천원을 받는다.

 

최저임금이 올랐는데도 몇년째 동결인 곳이다.

 

참고로 현대는 타 경쟁사들이 올리고 난 다음 맨 나중에 분위기 보면서 올린다는 소문이 있다.

 

 

5. 로젠택배(이천) - 3주

 

흑인 비율이 20% 정도 된다.

 

첨에 흑형들 많아서 깜짝 놀랐다.

 

흑형이랑 같이 단둘이 차 안에서 상차를 한다.

 

김장철이라 절인배추와 과일박스의 러쉬를 당했었다.

 

무거운 물건들이 많은데 로젠은 그걸로 시장을 뚫었다.

 

근무시간은 8시반부터 담날 6시반인가 였다.

 

가본 곳 중에 제일 규모가 큰 터미널이었다.

 

일당만 500명이다.

 

 

6. KGB택배(옥천) - 2주

 

일단 거리가 멀다.

 

출퇴근만 2~3시간씩 왔다갔다 하는데만 총 5시간이 걸린다.

 

대신 근무시간이 제일 짧다.

 

9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 깔끔하다.

 

 

그리고 근무환경이 제일 좋다고 느낀게

 

밥이 가장 맛있었다.

 

다른 터미널처럼 밥 시간이 따로 정해져있지 않고 번갈아가며 먹어

 

점심 휴게시간이 거의 없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른 곳과 다르게 여자 비율이 5% 정도 된다.

 

상차보다 하차가 훨씬 힘들어 5천원 더 주는 곳도 있다.

 

대구와 대전 인력에서 애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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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차는 재밌지만

 

더이상 택배 상하차를 하지 않는다.

 

 

첫째, 단가가 쓰레기다.

 

야간에 일하면서 11시간~12시간을 근무하는데도 최저임금 수준의 일당을 받는다.

 

그렇게 인건비를 아끼면서도 적자를 보는 곳이 택배 업계다.

 

 

둘째, 대우가 좋지 않다.

 

일하면서 ㅈ같다고 느낀게 한 두번이 아니다.

 

같은 알바인데도 조금 더 오래됐다고 큰 소리치고 지시하며,

 

패거리가 있다고 반장과 친하다고 처음 온 어린 애들 함부로 막 대하고,

 

스캔 찍는 놈들 마치 무슨 권력이라도 잡은 양

 

상차하는 사람들 종같이 부리고,

 

요즘 반장들은 많이 좋아졌지만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

 

 

셋째, 기술이 없다.

 

3년 가까이 일했지만

 

남은 건 상차 박스 쌓는 기술?

 

나름 예술처럼 상차 달인처럼 쌓지만

 

So what? 어디다 써먹노. 기술이 아니다.

 

처음 온 사람도 며칠만 일하다보면 다 한다.

 

숨은 고수도 많고

 

 

무엇보다 다시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제2원칙.